[데미리즈] 공포영화 *드림 주의* 그러니까, 영화를 본다는건 서로 호감이 있다는 뜻 아닐까. 리즈는 제 손에 쥐어진 영화표를 보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다면 어째서 이 작은 꼬마 도련님이 자기와 함께 영화를 보자고 하는걸까. "잠자코 받아!" 약간은 고압적인 목소리로(하지만 그래봤자 리즈에게는 작은 아이일 뿐이었다), 그렇게 말하는 데미안의 귀는 잔뜩 붉어진채였다. 리즈는 생각했다, 오호라, 이 꼬마 도련님이 제게 호감이 있구만? 리즈는 잠깐은 어울려주기로 했다. 뭐, 이런 것도 딱히 나쁘지는 않았다. 조커가 본다면 화를 낼지도 모르겠지만, 자기가 알기로 그는 고작 이런 일로 화내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거리낄 것은 없지. 리즈는 실실 웃으며 데미안을 꼭 끌어안았다. "꺄하, 우리 작은 ..
PURE EVIL Written by Redelhightze 사람은 누구나 일생에 한번쯤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그 선택은 아주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버릴 중대한 선택일 수도 있다. 나는 언제나 망설임 없이 선택해왔으나, 그것들은 결국 나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러나 다시 찾아온 기회에서도 난 여전히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그렇게 나는 다시 한 번 ‘죽음’으로 떨어졌다. 나는, 할리 퀸이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다. 퇴근길에 가슴을 옥죄는 고통에 쓰러진 이후로 매일 밤, 눈을 감으면 끔찍한 고통이 찾아오는 삶을 살았다. 심장을 쥐어짜내고, 온 몸의 피를 뽑아내며 살갗을 찢어발기는 듯한 그런 고통들. 잠들지 못하는 나날이 며칠이고 이어졌다. 그것들은 처음에는 잔잔하고, 조..
조커 x 배트맨 물들어가다 Written By. Redelhightze "하하하하하하-!! 흐, 하하하!!" 갈비뼈가 부러져 폐를 찔렀음일까, 숨쉬기가 갑갑했지만 조커는 개의치 않고 크게 웃었다. 어떻게 웃지 않을 수가 있을까! 자신의 작은 박쥐가, 괴물이라 칭해지던 그 배트맨이 이미 죽어버린 제 울새를 붙잡고 슬퍼하고 있는데! 조커는 움직일 힘도 없어 그저 땅바닥에 누워서 제 앞의 배트맨을 바라보았다. 자신에게 등을 돌리고 앉은 배트맨의 그 거대한 등 뒤에서는 후회와, 좌절과, 슬픔이 진득하니 묻어나왔다. 조커는 그것이 제법 웃겼다. 그야, 그것들은 인외라 칭해지던 배트맨의 지극히도 인간적인 모습이었으니까. 조커는 다시 소리높여 깔깔 웃어댔다. 온 몸이 욱신거리고 뼈가 부러지고 피가 날 지언정 그는 웃..
귀에서 이명이 그치질 않고 w. 리델하이츠 -본문에는 게임 아캄시티와 아캄나이트에 대한 아주 큰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그 소리는, 나의 아침부터 시작된다. "오, 브루-시, 일어날 시간이야! 브루-시, 브루-시?" 그렇게 아침부터 밤까지, 심지어는 꿈 속에서도. 언제나 단 한번도 멈추지 않고.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환상일 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난 또다시 그 환영을 쫓고 마는 것이다. 귀에서 이명이 그치질 않고 -by 리델하이츠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브루스 주인님? 오늘은 신에너지 기술 관련 인터뷰가-..." "오, 저 양반은 아침부터 기운차구만! 헤이, 브루시? 설마 저 빡빡한 일정을 전부 따라갈 생각은 아니겠지? 옆에서 지켜봐야하..
[숲뱃]깨어져버린 거울 -by 리델하이츠 이리 될 것을 알고 있었지. 너란 거울은 단단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약하기 그지 없어서 조금만 힘을 주어 버리면 이리 산산조각 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아직 제 품에서 보내지 못한 작은 울새가 떨어져버린 충격에 네가 하던 고민들을 나는 안다. 그러나 너는 단단했고, 다시 일어섰지. 그때 미묘하게 일어난 균열을 네가 모른채 했음도 나는 알았다. "브루스." "아, 기자님. 오늘도 인터뷰인가요? 하하." "....브루스." "....이런, 무슨 일인가, 클락." 너는 애써 그 균열을 감추려 했으나 제 가면을 벗을 타이밍조차 잊어버린 너는 참으로 안타까웠다. 앞으로 너는 얼마나 더 네 자신을 유지할 수 있을까? 문득 그것이 궁금해졌다. "좀 쉬어. 꼴이 말이 아니야..
[뱃슨] 나를 좀 봐줘요. 당신은 예전부터 그러했다. 나에게 단 하나의 관심이라도 보여주지 않았지. 나는 그것이 싫어서 더욱 말썽을 피우고는 했다. 적어도 그런 날이면 당신은 날 봐줬으니까. 비록 애정이 담긴 눈은 아닐지라도 날 봐줬으니까. 하지만 그게 잘못된거였나요? 다시 마주한 세계에서 당신은 나를 완전히 잊은 것 같았다. 나는 적어도 당신이 화 정도는 내줄 줄 알았어. 나를 잃은 분노에 그 자식을 없앨거라고 막연히 기대했었는데. 내가 죽으면 당신의 세계가 무너질거란 기대는 헛된 것이었나? 나에게는 당신이 전부였었건만, 당신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난 복수를 다짐했다. 당신이 내게 아무리 사과한들 받아주지 않을 생각이었어! 아무리 당신이 예전 내 세계..
[뎀딕] 시간을 넘어 단 한 차례라도 "...." 데미안은 조용히 고개를 돌려 한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가 눈치채지 못할 위치에서, 조용히. 그러고는 무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인상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쯧." "....?" 우연히도 그 소리를 들은걸까, 데미안의 시선 끝에 있던 딕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허나 그는 데미안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아무리 그라해도 보통의 평범한 아이의 모습으로 위장한 아이를 알아차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사이, 데미안은 조용히 위치를 옮겼다. 그의 싸늘한 시선이 방금전까지 딕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여자에게 꽂혔다. 그 여자는 갑작스러운 살기에 몸을 떨다가 후다닥 도망쳤다. 그제서야 멀리 떨어져있던 데미안의 인상이 풀어졌다. 그 천한 피는 어..
[TS, 조커할리] 독버섯 아아, 당신은 아름답다. 세상의 그 어떤 장미보다 매혹적인 향을 뿜어내는 당신은 아름답고도 위험했다. 또한 당신은 화려한 겉모습으로 제 몸까지 버려가며 기어이 남을 속이고야 마는 독버섯과도 닮은 듯 했다. 그리고 난, 그 모습에 취한 가련한 동물이어라.“할리, 오, 할리. 또 정신을 놓고 있군!”“아니에요, 푸딩. 제가 감히 Mr.J를 놓고 정신을 팔았다고요? 그럴 리가!”“그래? 그렇다면 어째서 이 남자를 죽이지 않는걸까? 자, 자. 간단한 일이야. 그냥 단순히 위에서 아래로 내리는 동작이면 끝난다구. 오, 쉬쉬. 설마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겠지, 할리?” 입가를 가로지른 흉터는 오히려 그녀의 미모를 향상시켰다. 그 어떤 오물도 저 아름다움을 해칠 수 없을 것이다. 할리는 새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