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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15

[그체]일거리 주지 마!

리델하이츠 2016. 2. 6. 16:46
[그체] 일거리 주지 마!

"엘리시스님! 세르딘 국경에 트롤들이-"
"엘리시스님! 기사단 파견에 관련해서 국문이-"
"엘리시스님!"
"엘리시스님!!"

으아아악!! 붉은 머리 기사단의 기사단장, 엘리시스는 비명을 지르고 싶은 것을 겨우겨우 참았다. 이 왕궁에 진정한 인재는 없단 말인가?! 그녀는 잔뜩 쌓인 서류들 사이로 제가 결정할만한 사항이 아닌 것까지 보임에 더 이상 화를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났다.

"여왕폐하!!"
"어머, 엘리시스경."

그녀가 급히 발을 놀려 도착한 곳은 세르딘의 여왕이 일하는 집무실. 마치 올 줄 알았다는 듯 세르딘은 방긋 웃으며 그녀를 맞이했다.

"왜 재무대신께 가야할 서류가 제게로 오는겁니까?!"
"담당자가 실수한 모양이죠. 그런 실수야 뭐 있을수도 있는 일인데... 너무 예민한 것 아닌가요, 엘리시스경?"
"이게 벌써 몇 번째인지 아십니까?! 벌써 오늘만 5번째라구요!!"
"어머, 신참인가보네요."

크아악!! 그래도 제가 모시는 주군이라고 엘리시스는 차마 화를 내지 못했다. 속이 부글부글 끓는 것만 같았다.

"여왕폐하, 저는 제 기사단의 일을 처리하기에도 바쁩니다! 아무리 카제아제를 물리쳤다고는 하나 아직도 곳곳에서는 몬스터들이 날뛰고 있는 판국에... 이런 일들은 제가 제 일을 수행하는 것에 큰 지장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녀는 용케 이성을 유지하고 논리정연하게 말을 했다. 물론, 여왕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논리를 세워 엘리시스에게 설교하는 것이 아닌가!

"엘리시스경. 저는 그저 엘리시스경이 조금 쉬었으면 하는 바램이었어요. 전쟁이 끝났음을 축하할 새도 없이 바쁘게 일에 치여 살지 않았나요? 이런 제 마음을 몰라주다니, 실망했어요. 흑흑."
"여왕폐하..."
"엘리시스경..."
"그것때문에 제가 더 쉬지 못한다는 생각은 못 해보셨습니까?! 제발, 대체 언제 철이 드실 생각이십니까?!!"

결국 참지 못한 엘리시스는 무엄하게도 세르딘 여왕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엘리시스의 따끔한 일갈에 세르딘은 쳇, 하고 작게 혀를 찼다. 그렇게 해서라도 쉬게 만드려는 여왕의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으나, 결국 늘어나는 것은 일거리였기에 엘리시스로서는 당연히 화가 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제발! 일거리 좀 주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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