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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리리] Selfish love

리델하이츠 2018. 8. 12. 23:39

*본 글의 저작권은 리델하이츠에게 있습니다.

*작성자(리델하이츠)가 아닌 본 글의 수정 및 재배포, 도용 등을 금지합니다.

*커미션 문의는 트위터의 @Redelhightze로 받습니다. DM을 남겨주신 뒤 멘션을 보내주세요. 

*본 글의 분량은 공미포 (1342)자입니다.

*본 글은 앤오님께 선물로 드린 글입니다.

*에스테라 마린 유르 x 릴리 콜린스 입니다.

*에스테라 마린 유르의 저작권은 리델하이츠에게 있습니다.

*릴리 콜린스의 저작권은 또리야님에게 있습니다.




...나 이기적인 것 같지. 이렇게 해서라도 너의 곁에 남아있고 싶은데.


 타앙-, 타앙. 갈 곳을 잃은 총알들이 온갖 것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들은 분명 누군가의 친구를 앗아갔을 것이며, 누군가의 가족을 앗아갔을 것이었다. 그 은색 탄환은 그토록 잔인한 것이었다. 허나 그것을 쥔 자들은 그것에 대해선 하나도 생각하지 않겠지. 왜냐면 그 탄환의 방아쇠가 당겨진 것은 또다른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였을테니까. 참으로 모순적인 장소. 그곳에 그는 서있었다. 

 

 에스테라는 피가 튄 뺨을 무심하게 쓸었다. 생각이 어지럽게 떠올라 그를 괴롭혔다. 연한 아이보리 머리색의, 웃음이 환한 소녀. 아마도 그가 사랑하고 있을 한 여인이 했던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돌았다. 벌써 그녀를 떠나온지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 순간이 마치 조금 전 일어난 일처럼 생생했다.  


"...리리."


 그는 작게 그 이름을 중얼거렸다. 몇 번을 부르고 또 불러도 가슴에 빠듯하게 차오르는 이름. 내가 널 어떻게 놓을 수 있겠니. 하지만 나는, ...네가 언제나 웃었으면 했다. 언제나 행복했으면 했고. 그런데 그러기에 내가 옆에 있는다면, 그건 큰 방해일지도 몰랐다. 네 웃음이 사라지는게 싫어. 하지만 계속 내 옆에 있는다면 넌 지쳐버릴지도 몰랐다. 나는 언제 죽을지 몰라 목숨이 가벼운 사람이었고, 너는 그렇지 않은 일반인이었으니까. 


 사랑을 하는게 무서웠다. 사랑하는 사람을 놔두고 죽는 것도 무서웠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것도 무서웠다. 생각해보면 그런 나는 겁쟁이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차라리 겁쟁이일지라도. 그 어떤 것보다 네가 살아있는게 중요해서. 네 행복이 중요해서. 그래서 나는 너에게 가기를 망설였는데.


....네가 보고싶어.


 탕, 상념을 끊듯 총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눈 앞을 스쳐지나가는 총알에 황급히 벽 뒤로 숨었다. 그리고는 철컥,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갈 탄환을 장전했다. 그녀를 보는 것은 나중이다. 일단은 살아 돌아가는 일 먼저. 이를 악물고 벽에서 나와 방아쇠를 당겼다. 끔찍한,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은 뇌수가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건 매우 느릿했다.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가는 일이, 수없이 반복해온 이 일이 셀 수도 없을만큼 익숙해져버렸기 때문이리라. 


 ...주변이 정리되는 것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핏빛의 웅덩이 속에 고고히 서있었다. 마치- 생명을 거두러 온 검은 천사처럼. 


 피냄새가 진득하니 풍겨왔다. 그는 웃음을 흘렸다. 이 상태로 네게 가면, 너는 분명 걱정을 해주겠지. 나는 몸이 멀쩡한 것을 알면서도 그 걱정이 듣고싶어 일부러 피냄새를 묻히고 네게 가고는 했다. 너는 상냥해서, 그 모든 것을 알면서도 내게 걱정섞인 말을 해주었다. 이번에도 너는 그러리라. 그건 당연한 믿음이었다. 짙은 비구름이 끼면 비가 오듯 당연한 믿음. 


 발걸음을 옮겨, 네게로 간다. 짙은 밤이라 그런 것인지 사람들의 시선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랬기에 나는 더더욱 망설임없이 네게로 걸음을 옮겼다. 이내 도달한 집 앞. 띵동- 초인종을 누르면.


"...텔?"


 하고, 네가 나와서 나를 바라보겠지. 그렇다면 나는 너무 기뻐서. 네 손을 조심스레 잡아올렸다. 그 여린 손등에 키스하고는 중얼거릴 터이다.


"손등에 하는 키스의 의미는, 존경, 아쉬움, 그리움. ...그리고 구애, 애정."


 나는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네 이마에 입을 맞추고 다시 한 번 중얼거릴 터였다.


"이마에 하는 키스의 이미는, 우정. 그리고.. 변치 않는 사랑의 맹세."


 "다녀왔어, 리리."


 그 모든 절차가 끝나면, 너는 웃을 터였다. 언제나 그랬듯, 그 아름다운 미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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