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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웃었다. 단순한 웃음이었지만.

내가 너에게서 본 것은 웃음뿐만이 아니었다.



 나는 꿈 속을 헤매고 있었다. 꿈일까, 현실일까. 제대로 구분되지 않는 그런 곳에서 내가 원하는 것만을 바라보며 살고 있었다. 환상은 참으로 달콤했고, 언제나 내게 아름답고 예쁜 것들만을 보여주었다. 잔뜩 망가져 엉망이 된 주변따위, 내게는 하나도 닿지 않았다. 그건 어쩌면, 이기적일지도 몰랐으나 유일한 가족인 언니는 내게 그것에 대해 뭐라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난 더더욱 환상 속에서 살았다. 내가 만들어내는 환상. 달콤하고 달콤한 이상적인 꿈. 아무런 걱정도 할 필요 없이, 아무런 생각도 할 필요 없이. 마치 내가 속해있는 곳이 그곳인 양 그렇게 살았다.


"안녕?"


 그러던 내 삶에, 네가 들어온 것은. 우연일가 운명일까. 씨익, 장난스레 웃으며 내민 손을 잡지 않았다. 허나 너는 개의치 않았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치우는 손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그제서야 주위에 떠오른 환상이 사라지고, 현실이 보였다. 약간은 흐린 듯이, 점차적으로 또렷해지는 풍경. 개구진 얼굴로 바라보는 눈과 흐릿한 눈동자가 마주쳤다. 그건 어쩐지 벅찬 느낌이라, 나도 모르게 가슴께를 꾸욱 쥐었던 것 같다. 너는 그런 내 모습을 아무렇지도 않게 바라보았다.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너를 바라보았다. 햇빛에 빛나는 하얀색의 머리가, 어쩐지 시릴 정도로 눈이 부셨다. 가만히 너를 바라보자, 너는 내 주변을 감싼 부모님의 환각을 손으로 만져보려 시도했으나, 만져질 리가 없었다. 그건, 전부 환각이었으니까. 환각이고 환상이었으니까. 


"우와, 진짜같긴 하다. 그런데, 넌 항상 이런 것들과 함께 사는거야?"


"....."


  나는 이번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여전히, 넌 웃고 있었다. 그리고는 조잘조잘, 계속해서 말을 걸었다. 자신에게는 두 명이 형이 있다던지, 그 형들은 언제나 바빠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다던지, 오늘은 뭘 먹었고 뭘 할 예정이라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전부 즐거운 듯이 말했다. 답이 오지 않는, 혼잣말이 재밌을 리 없는데도 그렇게 얼마고 너는 말을 했다. 


"후아, 재밌었다! 형들한테는 이런 얘기 못하거든."


 한참을 혼자 떠들던 너는, 개운하다는 듯 쭈욱 기지개를 키며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손을 내밀었다. 


"난 이글! 이글 홀든."


"나랑 같이 나가자. 이런 환상 속은 재미없잖아! 환상보다도 멋진 세상을 보여줄게!"


 홀린듯이 내민 손을 잡았다. 조심스럽게, 매우 느릿한 동작이었지만. 너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했다는 듯 활짝 웃었다. 너는 웃었다. 단순한 웃음이었지만, 그 안에서 내가 본 것은- ...절대로 나를 혼자 둘 수 없다는, 그런 의지였다. 


"어, 뭐야, 뭐야? 왜, 왜 우는건데?"


 눈물이 났다. 정말로 펑펑 눈물이 쏟아져서 흘렀다. 이제껏 한 번도 흘려본 적 없는 그런 눈물이었다. 자신과 함께 나가자며, 더 멋진 세상을 보여줄 것이라며. 말하는 네가 너무나도 다정해서... 나는 그렇게, 언니가 올 때까지 한참을 울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노라면, 내가 사랑에 빠진 것은 이 순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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